전반부터 경기력은 우리나라가 훨씬 나아 보였다. '운이 나쁘지 않다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왔다. 조별예선에서 부터 적수가 없어 보이던 지동원-구자철-박지성-이청용으로 이어지는 공격진은 이란의 느린 수비진을 당황하게 만들기 충분해 보였으며 이용래-기성용의 안정감있는 플레이와 차두리-이정수-황재원-이영표의 수비진도 간간히 시작되는 이란의 롱킥에 의한 역습을 쉽사리 막아냈다. 기억나는 이란의 위협적인 장면이라고 해봐야 전반전에 프리킥에 의한 행운의 자책골이 한번 나올 뻔한 상황뿐이었다. 대한민국의 캡틴 박지성이 조별예선보다 폼이 올라오는 듯해 보였고 아쉬웠던 점은 조별예선의 히어로 구자철이 그전보다 약간 못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 뿐이었다.
후반전으로 갈수록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분명 더 나은 경기를 하고 있는데 슛팅이 나오질 않는 상황이었고 후반 막판으로 갈수록 서로 거친 경기를 펼치면서 떨어진 체력 때문인지 간간히 느슨해지는 수비의 모습이 보이면서 경기 초반에 예상했던 '운이 나쁜' 상황이 이루어 질 것만 같아 굉장히 불안했다. 잘하고도 패하는 그런 경기가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은 후반 막판에 연장전을 예상했는지 교체라고는 지친 구자철과 윤빛가람의 교체 외에는 교체선수 없이 연장전을 맞이하였다. 연장전에선 교체로 들어온 윤빛가람의 기막힌 왼발 슛팅으로 1:0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준결승에서 이제 일본을 만나게 되었는데 사실 일본과 카타르의 경기를 보면서 차라리 일본이 올라오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카타르는 생각보다 경기력이 괜찮아 보였고 일본은 카타르의 경기력에 허둥대는 모습이었다. 더군다나 주전 수비수마저 지난경기 퇴장으로 나오지 못해 전력누수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괜찮겠다 싶었다. 하지만 변수는 우리나라가 연장전까지 소화했고 일본보다 하루를 덜 쉬고 경기를 치뤄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결국 조 2위로 올라오게 될 것을 인도전에서 주전선수들이 쉬지도 못하고 이란을 만나 120분을 소화한 뒤 이틀만에 또 일본과 준결승을 펼쳐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운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잘 하리라 믿고 응원해야겠다.
